발을씻자로 세탁기 통세척 해봤더니, 냄새는 잡히고 찝찝함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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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씻자로 세탁기 통세척 해봤더니, 냄새는 잡히고 찝찝함은 남았다

얼마 전 수건을 빨았는데 말리고 나서도 은근한 꿉꿉한 냄새가 남았다. 세제도 바꿔보고 섬유유연제도 줄여봤는데, 이상하게 세탁기 문을 열 때마다 눅눅한 냄새가 먼저 올라왔다. 그때 문득 집에 있던 발을씻자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 발 냄새나 운동화 안쪽에 뿌리는 용도로 샀던 건데, 온라인에서 세탁기 통세척에 써봤다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났다.

솔직히 처음엔 좀 망설였다. 발에 쓰는 제품을 세탁기 안에 넣어도 되나 싶었고, 괜히 거품만 잔뜩 나서 고장 나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그래서 무작정 많이 넣지는 않고, 아주 보수적으로 한 번 시험해봤다.

왜 굳이 발을씻자를 세탁기에 넣어봤나

우리 집 세탁기는 10kg짜리 통돌이 세탁기다. 사용한 지는 5년 정도 됐고, 보통 일주일에 4~5번은 돌린다. 빨래가 많은 편은 아닌데 수건, 운동복, 양말 비중이 높다 보니 세탁조 안에 냄새가 쌓이기 쉬운 조건이긴 하다.

전용 세탁조 클리너도 써봤다. 과탄산소다 계열 제품은 물때나 찌꺼기가 꽤 나오긴 하는데, 사용 후에도 특유의 눅눅한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다. 락스 계열은 냄새 제거는 강하지만 사용 중 환기가 신경 쓰였고, 고무 패킹이나 금속 부품에 괜찮을까 하는 찝찝함도 있었다.

발을씻자는 원래 발 냄새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둔 제품이라 향이 꽤 강하고, 거품도 생긴다. 그래서 세탁기 통세척용으로 정식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다만 냄새가 고민인 상태에서 가볍게 시험해볼 만한지 궁금했다. 생활 탐구가로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조합이었다.

제가 해본 방식은 아주 소량 테스트였다

처음부터 통에 듬뿍 넣는 방식은 피했다. 세탁기는 거품이 너무 많으면 배수나 헹굼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특히 드럼세탁기는 거품 과다에 더 예민하다. 그래서 저는 통돌이 기준으로 물을 고수위에 맞추고 발을씻자를 5~6회 정도만 분사했다. 양으로 따지면 대략 15~20ml 정도 느낌이었다.

방법은 단순했다. 먼저 세탁조 안에 빨래를 전부 빼고, 온수와 냉수를 섞어 미지근한 물로 채웠다. 그다음 발을씻자를 세탁조 안쪽 벽과 바닥 쪽에 분사했다. 바로 표준 코스를 돌리지는 않고 20분 정도 불림 상태로 놔뒀다. 이후 통세척 코스가 없어서 표준 세탁 1회, 헹굼 2회, 탈수 1회로 돌렸다.

  • 세탁기 종류: 10kg 통돌이
  • 사용량: 발을씻자 5~6회 분사
  • 불림 시간: 약 20분
  • 운전 방식: 표준 세탁 후 헹굼 2회
  • 추가 확인: 세탁 후 빈 통 상태로 냄새 확인

이 과정에서 거품은 생각보다 많이 나지 않았다. 물이 많아서 희석된 영향도 있고, 사용량을 적게 잡은 덕분인 듯했다. 다만 향은 꽤 확실하게 남았다. 세탁기가 욕실 가까이에 있어서 그런지, 세탁 중에는 발을씻자 특유의 향이 주변에 퍼졌다.

냄새 변화는 꽤 있었지만 찌꺼기 제거용은 아니었다

가장 궁금했던 건 냄새였다. 세탁 직후 문을 열었을 때 기존의 꿉꿉한 냄새는 확실히 줄었다. 대신 상쾌한 향이 남았다. 처음 1~2시간은 향이 제법 강했고, 다음 날 아침에는 많이 옅어졌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향이 나는 걸 좋아하면 만족스럽고, 무향에 가까운 상태를 원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세탁조 찌꺼기 제거 효과는 전용 클리너만큼 눈에 보이지 않았다. 과탄산소다 세탁조 클리너를 썼을 때처럼 갈색 물때나 부유물이 둥둥 올라오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즉, 발을씻자는 냄새를 가리는 느낌과 약간의 세정 느낌은 있었지만, 세탁조 속 묵은 때를 빼내는 제품처럼 보이진 않았다.

실제로 다음 빨래로 수건 5장을 돌려봤다. 세탁 후 수건에서 발을씻자 향이 아주 약하게 느껴졌고, 꿉꿉함은 덜했다. 하지만 이게 세탁조가 깨끗해져서인지, 향이 남아 냄새가 덮인 건지는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세탁기 통세척의 주력 방법으로 삼기보다는 냄새가 애매하게 남을 때 임시로 쓰는 정도가 맞다고 봤다.

주의할 점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발을씻자를 세탁기 통세척에 쓰려면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사용량이다. 많이 넣는다고 더 깨끗해지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거품이 과하게 생기거나 향이 오래 남을 수 있다. 특히 드럼세탁기는 물 사용량이 적어서 같은 양을 넣어도 더 진하게 남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제조사 권장 사용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탁기 설명서에는 보통 전용 세탁조 클리너나 염소계, 산소계 세정제 사용 기준이 따로 적혀 있다. 발을씻자는 세탁기용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고장이나 부품 문제까지 책임 있게 말하긴 어렵다. 오래된 세탁기, 배수 상태가 안 좋은 세탁기, 거품 감지에 예민한 모델이라면 굳이 시도하지 않는 쪽이 마음 편하다.

그래도 해본다면 이렇게 줄이는 게 낫다

  • 처음에는 3~5회 분사 정도로만 시작하기
  • 빨래 없이 빈 세탁조에만 사용하기
  • 사용 후 헹굼을 최소 2회 이상 돌리기
  • 향이 남으면 문을 열어 반나절 이상 환기하기
  • 묵은 때 제거는 전용 클리너를 따로 사용하기

저는 다음부터는 냄새가 살짝 올라올 때만 소량으로 쓰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전용 세탁조 클리너를 따로 사용할 생각이다. 발을씻자가 만능 통세척템이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다만 세탁기 안의 퀴퀴한 냄새가 갑자기 신경 쓰일 때, 집에 있는 걸로 가볍게 응급 처치하는 정도로는 꽤 흥미로운 선택이었다.

직접 써보니 이런 사람에게만 맞겠다

발을씻자 세탁기 통세척은 냄새에 예민한 사람, 향이 남는 걸 크게 싫어하지 않는 사람, 통돌이 세탁기를 쓰는 사람에게 그나마 맞는다. 반대로 무향 세탁을 좋아하거나, 세탁조 내부 찌꺼기 제거를 기대하거나, 드럼세탁기를 쓰는 경우라면 전용 제품이 더 낫다.

개인적으로는 재밌는 실험이었다. 수건 냄새가 줄어든 건 체감됐고, 세탁기 문을 열 때 올라오던 꿉꿉함도 덜했다. 하지만 속 시원하게 깨끗해졌다는 느낌보다는 향과 가벼운 세정으로 분위기를 바꾼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서 저는 발을씻자를 세탁기 청소의 주인공으로 쓰기보다는, 냄새가 거슬리는 날에만 조심스럽게 꺼내는 보조 카드로 두려고 한다.

발을씻자로 세탁기 통세척 해봤더니, 냄새는 잡히고 찝찝함은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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