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풋볼 다시 깔아봤더니, 예전 위닝 감각과는 꽤 달랐다

오랜만에 켰더니 제일 먼저 당황한 부분
얼마 전 친구가 “요즘 이풋볼 해봤냐”고 묻길래, 솔직히 반쯤은 추억으로 다시 설치했다. 예전 위닝 일레븐 때처럼 패스 몇 번 돌리고 슛 때리면 감이 오겠지 싶었는데, 첫 경기부터 생각보다 손이 꼬였다. 버튼은 익숙한데 선수 움직임과 템포가 내가 기억하던 그 느낌과 달랐다.
가장 크게 느낀 건 경기 속도였다. 막 빠르기만 한 게임은 아닌데, 공을 잡은 뒤 판단을 늦게 하면 바로 압박이 들어온다. 예전처럼 방향키로 슬쩍 틀고 드리블로 빠져나가는 장면이 생각보다 잘 안 나왔다. 특히 수비수 앞에서 무리하게 턴을 하면 공을 쉽게 뺏겼다.
처음 3판 정도는 거의 적응 시간이었다. 패스 성공률은 체감상 70%도 안 되는 느낌이었고, 슛은 골대 근처까지 가도 타이밍이 어긋났다. 근데 이상하게 계속 하게 됐다. 안 풀리는 이유가 꽤 분명해서였다. 내가 너무 급하게 플레이하고 있었다.
초보가 바로 바꾸면 체감되는 설정과 습관
이풋볼을 다시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손본 건 카메라였다. 기본 카메라도 나쁘진 않지만, 경기장을 넓게 보는 설정으로 바꾸니 패스 길이 훨씬 잘 보였다. 특히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선수 움직임이 보이면 공격이 덜 답답해진다.
그리고 패스 보조 설정도 한 번은 확인할 만했다. 보조가 강하면 편하지만, 내가 의도한 방향보다 안전한 쪽으로 공이 나갈 때가 있다. 반대로 보조를 너무 낮추면 초반에는 실수가 확 늘어난다. 나는 처음엔 보조가 있는 상태로 감을 잡고, 짧은 패스 위주로 플레이하는 쪽이 편했다.
- 처음엔 전력 질주 버튼을 덜 누르는 게 낫다.
- 수비할 때 태클보다 위치 잡기가 먼저다.
- 중앙 돌파가 막히면 측면으로 한 번 빼는 게 안정적이다.
- 슛은 각도보다 몸의 방향과 압박 여부가 더 크게 느껴졌다.
사실 이 네 가지만 의식해도 경기 내용이 꽤 달라졌다. 특히 전력 질주를 줄인 게 컸다. 계속 달리면 빠른 것 같지만, 막상 방향 전환이 둔해지고 패스 타이밍도 흔들린다. 천천히 받았다가 한 박자 빠르게 넘기는 쪽이 더 잘 먹혔다.
선수 뽑기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이풋볼을 켜면 아무래도 좋은 선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유명 선수 카드가 나오면 써보고 싶고, 능력치 높은 선수가 있으면 괜히 든든하다. 그런데 몇 판 해보니 단순히 숫자가 높은 선수보다 내 플레이 방식에 맞는 선수가 더 중요했다.
예를 들어 나는 중앙에서 짧게 패스 주고받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처음엔 속도 높은 공격수만 앞에 세웠다. 결과는 애매했다. 침투는 좋은데 공을 받아줄 선수가 부족해서 공격이 끊겼다. 그 뒤로는 패스와 움직임이 괜찮은 미드필더를 중간에 두고, 공격수는 한 명만 빠르게 쓰는 식으로 바꿨다. 이게 훨씬 편했다.
포메이션도 비슷하다. 4-3-3은 시원하게 벌려 쓰기 좋지만, 초반엔 중앙이 비는 느낌이 있었다. 4-2-1-3이나 4-2-3-1처럼 중원에 한 명 더 받쳐주는 구조가 안정적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보 입장에서는 공격 숫자보다 공을 잃었을 때 버틸 자리 하나가 더 소중했다.
온라인 경기에서 덜 흔들리는 방법
컴퓨터 상대로 조금 이기기 시작하면 온라인도 해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온라인은 확실히 다르다. 상대가 압박을 어디서 걸지 모르고, 같은 패턴을 두 번 쓰면 금방 읽힌다. 나도 처음엔 킥오프 후 바로 전진 패스만 하다가 계속 끊겼다.
그때부터 일부러 첫 10분은 무리하지 않는 식으로 했다. 상대가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는지, 측면을 비워두는지, 중거리 압박을 자주 하는지 보는 시간으로 쓴다. 이걸 의식하니 실점이 조금 줄었다. 게임 시간 기준 15분 안에 한 골 먹고 시작하던 흐름이 확실히 덜 나왔다.
공격에서는 같은 방향으로만 몰고 가지 않는 게 중요했다. 왼쪽에서 막히면 뒤로 돌리고, 중앙을 거쳐 오른쪽으로 넘기는 식이다. 현실 축구처럼 대단한 전술을 짜는 건 아니어도, 상대 수비를 좌우로 움직이게 만들면 빈틈이 생긴다. 이풋볼은 그 작은 빈틈을 보는 재미가 있다.
며칠 해보고 남은 솔직한 느낌
이풋볼은 예전 위닝을 기대하고 들어가면 처음엔 낯설 수 있다. 조작감도 다르고, 메뉴 구성도 예전 패키지 게임 감성과는 거리가 있다. 근데 경기 안에서 공을 뺏고, 짧은 패스로 압박을 풀고, 침투 타이밍에 맞춰 찔러주는 순간은 여전히 꽤 짜릿하다.
개인적으로는 하루에 오래 붙잡기보다 2~3경기씩 감을 쌓는 쪽이 맞았다. 연패하면 손에 힘이 들어가고, 그러면 패스가 더 급해진다. 반대로 한 경기 끝나고 내가 왜 뺏겼는지만 생각해도 다음 판이 조금 나아졌다.
처음 시작한다면 좋은 선수부터 모으는 재미도 괜찮지만, 카메라 설정과 패스 습관, 전력 질주 사용부터 손보는 게 체감이 더 빠르다. 나도 아직 잘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왜 계속 지지?”라는 답답함은 많이 줄었다. 이풋볼은 손보다 눈이 먼저 적응해야 편해지는 게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