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 5가지를 주말에 만들어봤더니 평일 저녁이 얼마나 달라졌나

Last Updated :
밑반찬 5가지를 주말에 만들어봤더니 평일 저녁이 얼마나 달라졌나

냉장고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날

얼마 전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밥은 있는데 같이 먹을 게 애매했다. 김치도 있고 계란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손이 안 갔다. 배는 고픈데 뭔가 차려 먹기는 귀찮고, 배달앱을 켜자니 또 돈이 아까웠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다들 밑반찬을 어떻게 해두고 사는 걸까.

사실 밑반찬이라는 말은 익숙한데, 막상 직접 해두려면 기준이 애매하다. 며칠이나 먹을 수 있는지, 몇 가지를 해야 질리지 않는지, 냉장고에서 오래 버티는 반찬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주말 반나절을 잡고 밑반찬 5가지를 직접 만들어봤다.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평일 저녁에 밥, 국, 반찬 한두 가지 정도로 식사가 되는지 확인해보는 것.

처음부터 많이 만들면 오히려 부담이었다

처음엔 욕심이 났다. 멸치볶음, 진미채, 장조림, 무생채, 콩나물무침, 감자조림, 어묵볶음까지 떠올랐다. 그런데 장을 보려고 적어보니 재료가 너무 많아졌다. 조미료도 겹치고, 손질 시간도 꽤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기준을 세웠다. 3일 이상 먹을 수 있는 것, 밥이랑 바로 어울리는 것, 조리 시간이 20분 안쪽인 것. 이 기준으로 고르니 훨씬 편해졌다.

제가 만든 건 멸치볶음, 어묵볶음, 감자조림, 무생채, 계란장이다. 이 중에서 가장 오래 간 건 멸치볶음이었다. 밀폐용기에 넣어두니 5일째에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반대로 무생채는 2~3일 안에 먹는 게 낫다.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고 식감이 조금 축 처진다. 그래도 밥에 비벼 먹기에는 괜찮았다.

  • 오래 두기 좋은 반찬: 멸치볶음, 진미채볶음, 장조림
  • 빨리 먹는 게 좋은 반찬: 나물류, 무생채, 오이무침
  • 만들기 쉬운 반찬: 어묵볶음, 감자조림, 계란장

밑반찬은 양보다 조합이 더 중요했다

직접 해보니 밑반찬은 종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었다. 비슷한 맛이 겹치면 금방 질린다. 예를 들어 간장 베이스 반찬만 세 가지 있으면 밥상은 차려졌는데 입맛은 덜 산다. 멸치볶음, 감자조림, 어묵볶음이 전부 간장맛이면 첫날은 든든하지만 셋째 날부터는 손이 덜 간다.

그래서 짠맛, 매콤한 맛, 새콤한 맛을 나눠두는 게 좋았다. 저는 멸치볶음은 짭짤달달하게, 어묵볶음은 고춧가루를 살짝 넣어서 매콤하게, 무생채는 식초를 조금 넣어 새콤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두니 같은 밥을 먹어도 조합이 달라졌다. 특히 계란장 하나가 꽤 유용했다. 밥 위에 계란 하나 올리고 간장 조금 끼얹으면 반찬이 부족한 날에도 한 끼 느낌이 났다.

제가 느낀 가장 무난한 3종 조합

처음 밑반찬을 해보는 사람이라면 5가지보다 3가지가 현실적이다. 멸치볶음 하나, 어묵볶음 하나, 새콤한 무침 하나면 밥상이 꽤 안정된다. 여기에 김치나 김이 있으면 생각보다 부족하지 않다. 솔직히 반찬 7가지씩 차려 먹는 건 일상에서는 꽤 힘든 일이다. 평일 저녁에는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체감이 크다.

보관을 대충 하면 맛이 금방 무너졌다

밑반찬은 만드는 것보다 보관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특히 따뜻할 때 바로 뚜껑을 닫으면 안쪽에 물방울이 맺힌다. 그 상태로 냉장고에 넣으면 반찬이 금방 눅눅해진다. 멸치볶음도 바삭한 맛이 줄고, 감자조림은 국물이 탁해졌다. 그래서 두 번째부터는 넓은 접시에 잠깐 식힌 뒤 용기에 담았다.

용기는 작은 걸 여러 개 쓰는 편이 나았다. 큰 통 하나에 담아두면 먹을 때마다 전체가 공기에 닿는다. 반찬이 빨리 줄어들면 괜찮지만, 혼자 먹거나 둘이 먹는 집에서는 작은 용기에 나눠 담는 게 더 편했다. 저는 300~500ml 정도 용기가 제일 손이 자주 갔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바로 보이는 칸에 두는 것도 은근히 중요했다. 안쪽에 넣어두면 까먹는다.

  • 조리 후 충분히 식힌 뒤 뚜껑 닫기
  • 젓가락은 깨끗한 걸로 덜어 먹기
  • 물기 많은 반찬은 2~3일 안에 먹기
  • 작은 용기에 나눠 담아 공기 접촉 줄이기

주말 1시간 투자로 평일 저녁이 가벼워졌다

제가 실제로 걸린 시간은 장보기 제외하고 약 1시간 20분이었다. 멸치볶음 15분, 어묵볶음 15분, 감자조림 25분, 무생채 10분, 계란장 준비 15분 정도였다. 중간에 설거지하고 양념 찾느라 시간이 늘어난 것도 있다. 익숙해지면 1시간 안쪽도 가능할 것 같다.

돈도 계산해봤다. 멸치 한 봉지, 어묵, 감자, 무, 계란까지 합쳐서 대략 1만 5천 원 안팎이었다. 물론 집에 간장, 고춧가루, 설탕, 식초, 참기름 같은 기본 양념이 있다는 전제다. 이걸로 3~4일 저녁을 버텼으니 배달 한 번 가격보다 훨씬 낫다. 맛이 대단히 특별한 건 아니지만, 밥 먹을 준비가 이미 되어 있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근데 밑반찬을 해두면 무조건 집밥을 잘 챙겨 먹게 된다는 건 조금 과장 같다. 피곤한 날은 그래도 라면이 당기고, 매운 음식이 먹고 싶은 날도 있다. 다만 냉장고에 반찬이 있으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다. 배달을 시키기 전에 밥이라도 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한테는 그 정도 변화만으로도 꽤 컸다.

다음엔 이렇게 바꿔보려고 한다

이번에 해보니 밑반찬은 완벽한 식단 계획이라기보다 평일의 귀찮음을 조금 덜어주는 장치에 가까웠다. 다음에는 간장 베이스를 줄이고, 고추장 진미채나 볶은 김치처럼 맛이 강한 반찬을 하나 넣어볼 생각이다. 또 나물류는 많이 만들지 않고 딱 하루 이틀 먹을 만큼만 해야겠다. 건강한 느낌은 좋은데 보관성이 생각보다 약했다.

밑반찬을 처음 시작한다면 냉장고를 꽉 채우려고 하기보다, 자주 먹는 반찬 2~3개만 먼저 해두는 게 현실적이다. 밥에 잘 맞고, 다시 꺼냈을 때 맛이 덜 변하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반찬이어야 남기지 않는다. 결국 오래 가는 반찬보다 자주 손이 가는 반찬이 더 쓸모 있었다. 저는 주말마다 거창하게 하진 못해도, 멸치볶음 하나와 매콤한 반찬 하나 정도는 계속 만들어둘 것 같다.

밑반찬 5가지를 주말에 만들어봤더니 평일 저녁이 얼마나 달라졌나 - 요약
밑반찬 5가지를 주말에 만들어봤더니 평일 저녁이 얼마나 달라졌나 | 생활정보 : https://parkingsms.com/post/ecd23fab/2129
생활정보 © parkingsms.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