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써봤더니 장보기 루틴이 꽤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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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써봤더니 장보기 루틴이 꽤 달라졌다

처음엔 그냥 할인 때문에 켰다

얼마 전 냉장고를 열었는데 계란은 2알 남고, 우유는 거의 바닥이고, 양파는 반쯤 말라 있었다. 평소 같으면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을 텐데 그날은 비가 꽤 왔다. 그래서 오랜만에 SSG 앱을 켰다. 사실 SSG를 매일 쓰는 사람은 아니었다. 할인 문자가 오거나, 특정 브랜드 상품이 필요할 때만 가끔 들어가는 정도였다.

근데 막상 장바구니를 채워보니 생각보다 비교할 게 많았다. 같은 생수도 묶음 수량에 따라 100ml당 가격이 달랐고, 우유도 브랜드별로 1L 기준 가격 차이가 꽤 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진열대 기준으로 고르게 되는데, 앱에서는 가격 단위가 숫자로 바로 보이니까 괜히 더 따져보게 됐다.

내가 그날 담은 건 계란 30구, 우유 2팩, 두부 3모, 양파 1망, 냉동만두, 생수였다. 총액은 대략 4만 원대 초반. 여기에 쿠폰 하나를 적용하니 3천 원 정도 빠졌다. 배송비 조건까지 맞추려고 괜히 필요 없는 걸 더 담지는 않았다. 이 부분이 은근 중요했다. 할인받으려고 장을 보는 건지, 장을 보다가 할인받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기 때문이다.

SSG에서 제일 편했던 건 시간 계산이었다

SSG를 쓰면서 제일 체감된 건 가격보다 시간이었다. 마트에 직접 가면 이동 20분, 장보기 30분, 계산과 포장 10분, 다시 집까지 20분. 아무리 빨라도 1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특히 생수나 쌀처럼 무거운 물건을 사는 날은 몸이 먼저 지친다.

앱으로 주문하면 고르는 시간은 15분에서 20분 정도였다. 물론 처음에는 상품을 찾느라 더 걸렸다. 그런데 자주 사는 상품을 한 번 담아두고 나니 다음 주문부터는 훨씬 빨라졌다. 장바구니에 이전 구매 상품이 남아 있어서 반복 구매가 쉬웠다. 계란, 두부, 우유, 생수처럼 매번 비슷하게 사는 품목은 거의 체크리스트처럼 쓸 수 있었다.

다만 배송 시간대는 꼭 확인해야 했다. 원하는 시간대가 꽉 차 있으면 다음 날로 넘어가기도 했다. 특히 주말 오전이나 퇴근 후 시간대는 빨리 마감되는 편이었다. 나는 급한 식재료가 있을 때는 SSG만 믿기보다 집 근처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를 같이 생각해둔다. 앱 장보기는 편하지만, 당장 오늘 저녁에 써야 하는 대파 한 단까지 항상 해결해주지는 않았다.

가격은 무조건 싸다기보다 조건을 잘 타는 편

솔직히 SSG가 모든 품목에서 늘 싼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동네 마트 행사가 더 저렴했고, 어떤 날은 SSG 쿠폰을 적용한 가격이 더 괜찮았다. 예를 들어 냉동식품이나 가공식품은 묶음 행사와 쿠폰이 겹치면 꽤 차이가 났다. 반대로 채소류는 상태와 가격을 같이 봐야 해서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 애매했다.

내가 비교할 때 보는 기준은 세 가지다.

  • 100g, 100ml, 1개당 가격이 표시되는지 확인한다.
  • 쿠폰 적용 전 가격과 적용 후 가격을 따로 본다.
  • 배송비 조건 때문에 추가로 담는 물건이 진짜 필요한지 생각한다.

특히 세 번째가 제일 자주 흔들린다. 3만 원 이상 무료배송, 4만 원 이상 쿠폰 적용 같은 조건이 보이면 괜히 장바구니를 채우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때 과자나 음료를 두세 개 더 넣으면 할인받은 금액이 그대로 사라진다. 나는 그래서 장보기 전에 메모장에 필요한 품목을 먼저 적는다. 앱을 켜고 나서 고르면 행사 배너에 쉽게 흔들렸다.

신선식품은 기대치를 조금 낮추니 편했다

SSG에서 채소와 과일을 시켜보면 대체로 무난했지만, 직접 고르는 것과는 다르다. 사과처럼 크기와 흠집이 신경 쓰이는 과일은 받을 때마다 만족도가 조금 달랐다. 반면 두부, 계란, 우유, 냉동식품, 세제 같은 품목은 실패 확률이 낮았다. 그래서 나는 SSG를 모든 장보기의 대체재로 쓰기보다 품목을 나눠서 쓴다.

내 기준으로 SSG에 잘 맞았던 품목은 무거운 물건과 반복 구매 상품이었다. 생수, 쌀, 세제, 화장지, 냉동식품, 유제품은 만족도가 높았다. 반대로 잎채소, 과일, 고기처럼 상태를 직접 보고 싶은 품목은 급하지 않으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샀다. 이렇게 나누니까 불만이 확 줄었다.

배송 포장도 체크할 만했다. 냉장, 냉동, 상온이 나뉘어 오는 경우가 많아서 물건을 받자마자 바로 분리해 넣어야 했다. 그냥 현관 앞에 오래 두면 냉동식품은 금방 애매해진다. 특히 여름에는 배송 완료 알림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다. 앱이 편하긴 해도, 마지막 보관은 결국 내 몫이었다.

내 생활 패턴에는 이렇게 쓰는 게 맞았다

몇 번 써보고 나니 SSG는 바쁜 날의 대체 마트에 가까웠다. 매일 최저가를 찾아 헤매는 용도라기보다, 시간을 아끼고 무거운 물건을 편하게 받는 쪽에 강점이 있었다. 할인 쿠폰까지 맞으면 꽤 만족스럽고, 쿠폰이 없어도 이동 시간을 줄였다는 점에서 납득되는 날이 많았다.

나는 지금 SSG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확인한다. 냉장고에 기본 식재료가 떨어졌을 때, 생수나 세제가 무거울 때, 냉동실을 채워야 할 때 주로 쓴다. 대신 신선도가 중요한 식재료는 직접 보고 산다. 이렇게 역할을 나눠두니 앱 장보기의 장점만 꽤 잘 가져올 수 있었다.

SSG는 앱 하나로 장보기를 완전히 해결해주는 만능 도구라기보다는, 생활 리듬에 맞게 끼워 넣으면 꽤 쓸모가 커지는 서비스였다. 특히 퇴근 후 마트 갈 힘이 없는 날, 현관 앞에 장바구니가 도착해 있는 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나처럼 장보기는 해야 하는데 시간과 체력이 아까운 사람에게는 한 번쯤 자기 방식대로 써볼 만한 선택지라고 느꼈다.

SSG 써봤더니 장보기 루틴이 꽤 달라졌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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