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감자조림, 껍질째 해봤더니 맛이 달라진 이야기

작은 감자 한 봉지를 사고 나서 생긴 고민
얼마 전 장을 보다가 알감자 한 봉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기가 탁구공보다 조금 작은 것도 있고, 방울토마토만 한 것도 섞여 있었어요. 가격도 일반 감자보다 부담이 덜해서 냉큼 집어 왔는데, 막상 싱크대 앞에 서니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이걸 껍질을 벗겨야 하나, 그냥 조려도 되나 싶더라고요.
일반 감자조림은 몇 번 해봤지만 알감자조림은 은근히 다릅니다. 작은 감자는 손질하는 시간이 더 걸리고, 너무 오래 끓이면 으깨지고, 덜 끓이면 속까지 간이 안 배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실제로 해보면서 알게 된 기준을 적어두기로 했습니다. 다음에 또 한 봉지 사 와도 덜 헤매려고요.
알감자는 껍질째 조리는 쪽이 편했다
제가 해보니 알감자조림은 껍질째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작은 감자 하나하나 껍질 벗기다 보면 손도 아프고 시간도 꽤 걸려요. 700g 정도 되는 한 봉지를 손질했는데, 껍질을 벗긴다고 생각하면 시작 전부터 지치는 양이었습니다.
대신 세척은 꼼꼼해야 합니다. 저는 큰 볼에 알감자를 넣고 물을 받아 5분 정도 담가둔 뒤, 손으로 여러 번 굴려가며 씻었습니다. 흙이 많은 감자는 수세미의 거친 면보다는 부드러운 솔이나 깨끗한 수세미로 문지르는 게 좋았어요. 껍질이 너무 벗겨지면 조릴 때 표면이 쉽게 무르더라고요.
중간에 초록빛이 도는 감자나 싹이 난 감자가 보이면 그 부분은 넉넉히 도려냈습니다. 크기가 너무 큰 알감자는 반으로 잘라도 되지만, 저는 가능하면 통째로 조리는 쪽이 식감이 좋았습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야 알감자조림 느낌이 제대로 납니다.
먼저 삶을까, 바로 조릴까 해봤더니
처음엔 양념장에 바로 넣고 조리면 편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감자 크기가 제각각이면 작은 건 짜지고 큰 건 속이 덜 익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물에 한 번 삶고 조리는 방식이 더 안정적이라고 느꼈어요.
알감자 700g 기준으로 냄비에 감자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소금 반 작은술을 넣었습니다. 물이 끓기 시작한 뒤 10분 정도 삶았고, 젓가락이 아주 깊게 푹 들어가지는 않지만 표면이 살짝 익은 정도에서 멈췄습니다. 여기서 완전히 익히면 뒤에 조릴 때 모양이 흐트러질 수 있어요.
삶은 뒤 물을 따라내고 냄비에 감자를 그대로 둔 채 약한 불에서 1분 정도 굴려주면 표면의 물기가 날아갑니다. 이 과정이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양념이 더 잘 붙었습니다. 물기가 많은 상태로 양념을 넣으면 간장 맛이 겉도는 느낌이 났거든요.
양념 비율은 달고 짠 균형이 중요했다
제가 가장 무난하게 먹었던 비율은 알감자 700g 기준으로 진간장 5큰술, 물 1컵, 설탕 1큰술, 올리고당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식용유 1큰술이었습니다. 여기에 마지막에 참기름 1작은술과 통깨를 넣었습니다.
처음부터 올리고당을 많이 넣으면 윤기는 빨리 나지만 감자가 속까지 익기 전에 겉이 끈적하게 졸아붙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탕과 간장을 먼저 넣고 중불에서 12분 정도 조린 뒤, 올리고당은 뒤쪽에 넣었습니다. 이 방법이 타는 냄새도 덜하고 색도 자연스럽게 진해졌어요.
- 알감자 700g
- 진간장 5큰술
- 물 1컵, 약 200ml
- 설탕 1큰술
- 올리고당 2큰술
- 다진 마늘 1큰술
- 식용유 1큰술
- 참기름 1작은술, 통깨 약간
짭짤한 반찬을 좋아하면 간장을 1큰술 더 넣어도 됩니다. 다만 도시락 반찬처럼 식어서 먹을 거라면 너무 짜게 만들지 않는 편이 나았습니다. 식으면 단맛보다 짠맛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윤기 나는 알감자조림을 만드는 작은 차이
알감자조림은 계속 세게 끓이면 표면이 터지고 양념도 바닥에 빨리 눌어붙습니다. 저는 중불에서 시작해 양념이 절반 정도 줄어들면 중약불로 낮췄습니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자주 뒤적이기보다는 냄비를 살짝 흔들어 감자를 굴렸어요. 그래야 껍질이 덜 벗겨졌습니다.
양념이 바닥에 3~4큰술 정도 남았을 때 올리고당을 넣고 3분 정도 더 굴려주면 윤기가 확 올라옵니다. 이때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윤기보다 끈적함이 앞서요. 불을 끈 뒤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잔열로 섞는 정도가 딱 좋았습니다.
먹어보니 바로 만든 알감자조림은 포슬한 맛이 있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 날 먹으면 간이 더 깊게 배어 있습니다. 대신 냉장 보관 후에는 전자레인지에 오래 돌리면 껍질이 질겨질 수 있어서 30초씩 나눠 데우는 게 나았습니다. 차갑게 먹어도 괜찮지만, 저는 살짝 미지근할 때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제가 다음에도 이렇게 할 것 같은 방식
다시 만든다면 알감자는 껍질째 깨끗이 씻고, 10분 정도 먼저 삶은 뒤, 간장 양념으로 천천히 조릴 것 같습니다. 손질 시간은 줄고 실패 확률은 낮아졌거든요. 특히 작은 감자를 억지로 깎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습니다.
알감자조림은 화려한 반찬은 아니지만 밥상에 올려두면 손이 자주 갑니다. 한입 크기라 먹기 편하고, 짭조름한 양념이 껍질에 살짝 배어 씹는 맛도 있어요. 다음에는 청양고추를 한두 개 넣어서 조금 매콤하게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평범한 감자 반찬인데도 만드는 방식에 따라 꽤 다른 맛이 나는 게, 이런 집밥 반찬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